‘배당성장주’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황에 빠진 국내 주식형 ETF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상품이 배당성장 ETF다. 안정적인 배당과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장기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배당성장 ETF는 총 10개. 전부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투자 대상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매년 배당을 늘려온 우량 기업인데, 주로 미국 시장에 이런 기업이 많다.
국내에 상장한 가장 일반적인 배당성장 ETF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 등 3개 상품이다.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는 상장 2개월 만에 순자산이 3000억원에 육박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와 ACE미국배당다우존스도 각각 순자산이 2600억원, 1200억원에 달한다.
이들 ETF는 공통적으로 암젠, 홈디포, 브로드컴, 시스코시스템스, 펩시코, 코카콜라, 셰브런 등 10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생활 의약품, 가정 인테리어 제품, 음료 시장 등에서 시장 지위가 공고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당률만 살펴보면 연평균 2.9%대로 생각만큼 높지 않다. 배당 재투자와 주가 상승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 ETF의 기초지수인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 인덱스’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91% 올랐다. 배당재투자까지 고려한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11.56%에 달했다.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면서 커버드콜 투자 전략을 활용하는 상품도 있다. 커버드콜은 종목에 투자하면서 해당 주식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투자 전략이다. 옵션 프리미엄으로 주기적으로 받는 배당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시장 하락기엔 손실을 방어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기엔 수익이 제한된다. 국내에선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 등이 거래되고 있다. 펀드 운용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높다.
배당성장주에 다른 투자 전략을 가미한 ETF 상품도 많다. ‘인베스코 하이 일드 에쿼티 디비던드 어취버스(PEY)’는 중소형 배당성장주를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대형주에 비해 안정성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통신업체인 텔레폰앤데이터 시스템즈, 노스페이스 브랜드 등을 보유한 의류업체 VF코퍼레이션 등이 주된 투자 기업이다. ESG 우수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X트래커스 S&P500 ESG 디비던드 아리스토캣츠(SNPD)’에도 최근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배당성장주 중 ESG 영역에 강점을 지닌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배당성장주에서 기술주를 골라 담는 ‘프로셰어즈 S&P 테크놀로지 디비던드 아리스토캣츠’(TDV)도 눈여겨볼 만한 상품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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